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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아들들과 천하 제일경을 걷다 3

by puco 2009. 1. 4.

양숴 : 인구 300,000

구이린에서 남쪽으로 불과 65km 떨어져 있는 양숴는 배낭 여행객에게는 전설적인 행선지이다. 멋진 석회암 봉우리들 가운데 위치한 조그마한 도시는 그 인기 덕분에 점점 몸집이 물어나고 있다. 수주 혹은 수개월 동안의 노정에 지친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곳이다. 양숴는 매우 한가하고 평온함이 느껴지는 도시로, 이곳을 기지로 삼아 아직도 현지 특유의 정치를 강하게 느끼게 해 주는 인근의 다른 작은 마을들을 답사해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서 하룻밤을 묶는다. (론리 플래닛 -중국- , 양숴 소개 글 중)


트래킹중 만난 할아버지.


4일째

날씨가 변함없이 어두침침하지만, 그래도 아침 산책을 위해 7시쯤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내려왔더니, 입구 로비에 불도 안 켜져 있고, 자세히 보니 문을 안에서 자물쇠로 잠그어 놓고, 누군가 문 옆에서 난로를 피워놓고 자고 있다. 조용히 다시 올라가 침대에 잠깐 누워 있는데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 다시 내려왔더니, 그 사이 다 치워놓고 문이 열려있다.

오늘도 강가로 나와서 산수원 쪽으로 갔더니, 다른 때는 항상 잠궈져 있던 문이 이른 아침이라서인지 열려있다. 산수원입구를 들어가 강가를 따라 길을 걷는다, 초등학생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길을 넘어온다 아마도 이른 아침에 사람들 통행을 위해 문을 열어 놓는듯 하다. 아무튼 손쉽게 양수오 다리쪽으로 나와서 정박해 있던 배들을 담는다.










배에서 밥을 해 먹는 사람들로부터 청소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조그만 화로를 피워놓고 밥을 해먹는 손이 보여 가까이 다가 갔으나, 도저히 더 가까이는 들이댈 수가 없어 멀리서 또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한 장 담고 잽싸게 돌아선다.

30분 돌아보다가 8 30분쯤 돌아와 보니, 문이 잠겨있다. 덕분에 먼 길을 돌아 걸어 시지에 거리를 통해 오느라 발품을 판다. 아침부터 심상치 않다.

시지에 거리의 이른 아침 풍경.

숙소로 돌아와 씻고 아침은 한국에서 가져간 컵라면과 전날 사다 논 빵과 초코파이로 때우고 Check Out한다. 버스정류장에 가서 매표소에서 양디라고 하니, ^%!^@!&@!^ 라고 하면서 손가락으로 버스쪽을 가르킨다. .. 타고 내라는 말인거 같다고 하니, 애들이 못 믿어한다. 아무튼 양디라고 써있는 푯말 밑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허름한 아줌마가 와서 자꾸 뭐라한다. 양디 밤부 뽀트를 연발하다가 못 알아 듣는 듯하니, 어디선가 젊은 아가씨가 다가와 설명한다. 배를 건너는데 3명이 16위안 + 4위안 씩 60위안을 내야 하는데, 자기가 보트를 이용해 강을 건네주고 40위안에 해주겠단다. 우리가 예스하면 같이 버스를 타고 가서 그 아줌마가 배를 태워준단다. 그러니까 그 아줌마는 양디에서 양수오까지 원정을 온거다. 그럴듯 하긴한데 어쩐지 마음이 안 내킨다.

아무튼 사람이 많아서 한대는 악착같지 못해서 그냥 보내고, 다음 차를 타고 약간 험하긴 해도 정말 멋진 경치를 보며 약 40분 정도를 달려 양디에 도착한다.(8위안 X 3 )

중국에서는 관광지에 처음 도착하면 옆에 달라붙는 사람들로 참 정신이 없다. 양디는 상대적으로 더 작은 마을이고 버스를 내리니 바로 선착장이어서 더 둘러보지도 못하고 바로 선착장으로 나선다. 선착장으로 이동하는 내내 귤과 기념품을 들고 구매를 권유하는 할머니 들과 밤부 보트를 타라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다. 잠깐 머물면서 둘러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듯 하다. 아무튼 선착장에서 선하게 생긴 아저씨가 지도를 들이대며 뭐라 하길래 자세히 들어보니, 양디에서 씽핑 구간중 1/4 구간을 뱀부 보트를 타고 내려가서 내려주는데 30위안을 받는단다. 애들에게 물어보니, 반색을 하며 OK .. 할머니한테 3위안에 귤을 몇 개 사서 보트를 타고 내려간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셋 모두 우와~~~ 입을 못 닫는다 바람도 시원하고 풍경도 시원하다.





조금 더 날씨만 좋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경이다. 마이산 같은 산들이 즐비하다. 10분 내려왔는데 , 다 왔단다 이런 ..., 다시 협상을 해서 구간의 1/2을 가는데 80위안 내고 더 가기로 했다.














▲배를 타고 강바람을 맞으니, 정말 춥다. 있는 두꺼운 옷을 다 꺼나 입었는데도 그래도 춥다.


씽핑까지는 140위안이라는데 배를 타고 그냥 가버리면 걷는 구간의 맛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아서 중간에 내리기로 한다. 30분쯤 천천히 더 강을 따라 내려와 자갈밭에 배를 대고 내려준다.

배낭을 매고 강가 길을 걷기 시작한다.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건 좋은데, 그 이후 구간은 강을 건널 때 빼곤 강이 보이지 않는다. 강따라서 씽핑 거의 다와서 20위안짜리 지폐에 나오는 그 풍경을 볼 수 있다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강가에 있던 물이 고여 있는 조그만 소호의 풍경이 예술이다.




대나무 가득한 시골길을 걷는다. 소를 몰고 가는 할아버지에게 사진기를 들고 찍어도 되느냐는 표시를 하니, 갑자기 소를 껴안으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오히려 내가 당황해서 한 장 빨리 찍고 인사를 드리고 지나갔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좀더 여러 각도로 많이 찍을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멋진 포즈를 잡아주시고 휘적 휘적 갈길을 가신다.

양디에서 출발하면 지형 때문에 씽핑에 닿기전에 양디에서 건너는 것 포함하여 3번 강을 건너야 한다. 두 번은 건너 뛰고 마지막 건너야 하는 선착장에 도착 1인당 4위안을 내고 강을 건넌다. 본격적으로 강가 마을로 길이 이어진다. 생각보다는 오래 길이 멀다. 애들이 아침부터 제대로 먹은 것이 없는데, 벌써 점심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먼 훗날 우리 셋이 함께한 이 시간들이 귀중한 추억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제부터 식당이 나오면 무조건 뭐든 먹기로 하고 식당을 찾으며 걷다가, 겉보기에 정말 허름한 식당을 찾아 들어가 메뉴판이 있냐고 물으니, 메뉴판을 준다. 닭볶음 요리와 볶음밥을 시킨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강가에 정말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공간이 있다.


▲애들이 마이산이랑 똑 같단다..



▲강가에 있던 식당



▲그 식당에 앉아서 찍은 경치 들 ..



▲식당집 손여와 할아버지이신듯, 자꾸 호기심을 보이다가도 내가 가까이 가면 자꾸 도망간다...

정말 멋진 풍경을 보며 하는 식사, 역시 볶음밥은 배반을 하지 않는다. 강가로는 쉴새없이 뱀부 보트가 지나가고, 애들 뒤로 보이는 여덟개의 봉우리가 정말 멋지다.

식사를 마치고 (60위안), 다시 힘을 내어 걷는다. 얼마 걷지 않아 길 모퉁이를 도니 바로 씽핑이 보인다. 마을로 들어서니 초등학교 앞에서 사탕수수를 판다. 우리도 한 조각씩 입에 물고 씽핑에 들어선다.(2위안), 달착 지근한게 다른 잡맛(?) 없고 시원하다.


오른쪽 산 꼭대기 정자가 보이는 산이 로챠이산이다. 아래에 나오는 일몰을 담은 곳.

싱핑의 오래된 건물들을 쭉 지나니 정류장이 나오고 그쪽은 일반 적인 상가와 숙소들이 늘어서 있다. 길 끝 3거리에서 보기에도 깨끗한 숙소를 찾았다. 지은지 1년도 안된듯하다. 말은 안 통하지만, 80위안으로 깍아서 최근에 묵은 숙소중에 최고 시설이 좋은 곳에서 하루를 묵기로 한다. 짐을 정리하고 해가 지기 전에 로챠이산으로 향한다. 멀리서 보이던 것처럼 선착장 근처로 가니 찾기도 쉽다.

로챠이산 올라기는 길은 워낙 가파르다 보니, 돌을 깍아서 계단을 만들거나, 시멘트 콘크리트로 가파른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그것 마져도 계단 사이가 좁아서 발 하나가 제대로 안올라가, 옆으로 발을 디디며 올라간다. 한참동안 ..

둘째는 거의 마지막 구간에 놓인 사다리에서 도저히 무서워서 못 가겠다고 해서 거기서 기다리라고 하고 휘수와 함께 정상에 올라간다. 정상에 있는 정자에서 보이는 경치도 좋지만, 철탑이 세워져 있는 곳까지 조금더 올라가면 뒤쪽으로 멋진 경치와 일몰이 보인다. 좀 위험하기는 하지만, 정말 멋지다. 일몰을 보고 내려올려면 어두워져서 그게 좀 문제일듯 .. 일몰을 제대로 보고 내려올려면 후레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씽핑의 선착장


▲로챠이산 올라가는 길에 조그만 정자에서 보이는 건너편 마을 풍경, 시간만 된다면 배로 건너 저 마을을 구경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와 지붕이 보이는 곳들이 오래된 집들이 있는 구역이다. 오른쪽에 비교적 큰 길이 보이고, 그 길 중간쯤에 삼거리에 우리가 묵었던 숙소가 있다.








산을 조심 조심 다 내려오니, 이제 본격적으로 어두워진다. 명색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마을 전체가 전혀 그런 분위기가 없다. 오히려 불이 다 꺼져서 어둡기만 하다. 오래된 건물이 있는 지역의 중간쯤, 분위기 나는 식당에서 그 유명한 비어피쉬와 닭도리탕을 주문해서 저녁을 해결한다. (82위안)

숙소에 돌아와 씻고 메리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보내고, 인터넷을 좀 하고(시간당 2위안)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