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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산사

by puco 2008. 11. 12.

아주 오래전 대학 시절에 연이 닿았던 한 여스님을 만나뵈러 갔었습니다. 그땐 제천 의림지 옆 일반 가정집에 법당을 만들어 놓고 계시더니, 지금은 치악산 남쪽 산자락에있는 조그만 산사에 계십니다.



마당 한 구석엔 경계도 없는 화단에 이런 저런 풀꽃들이 자라고 .. 해 잘 드는 마당 한가운데는 겨울을 날 반찬 거리가 널려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번 닿은 인연을 소중히하지 못하는 나쁜 버릇때문에 무심하게도 20년만에 뵙게되었는데도,예전과 별로 변하신 것이 없으십니다.

카메라를 드는 자세만 잡아도, 옷이 후줄근하며 한사코안 찍으신답니다.. 그러실때 영낙없는 사춘기 소녀십니다.

대신 담은 사진 한장.. 가지런히 벋어놓으신 스님의 고무신도 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절밥을 얻어먹고,





뒷마당에 고추대 뽑고, 밭을 정리하며 오래간만에 노동 후 흐르는 기분 좋은 땀을 느낍니다..

시린 지하수에 세수하고 수건 목에 두르고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친구들과 또 가족들과 수다를 떨다 ,바람이 차가와서문득 정신이 들어 보니 마당의 그림자가 길을 재촉합니다.



이번 가을은 유난히 더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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